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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詩가 만난 사람들
[시가만난사람들]성창경 KBS 울산국장
“각박한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감로수 같은 시
기사입력: 2015/08/20 [12:4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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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WNEWS
▲ 성창경 KBS 울산국장     © UWNEWS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시가 죽고 시인이 사라진 곳에는 다툼과 갈등이 남아...
“문학이 점점 멀어지는 시대여서 詩가 아쉽고 절실해집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 시를 읽다가 가슴이 벅차서 다 읽어내지를 못 하고, 학교 뒤 성지곡 수원지 주변을 돌아다니며 시를 쓴 윤동주 시인과 시상을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 시어와 한과 고통이 배어있는 시의 정서, 연과 절마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이미지들의 연속이었죠”

성창경, Kbs 울산국장(1961년 생)의 눈빛은 그 당시의 감회를 더듬는 듯 아련하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대부분 좋아하는 시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 시는 각박한 마음을 정회시켜주는 감로수같은 시라고 소개한다.
별 헤는 밤
윤동주 /시인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더 이상의 말을 하면 중언부언이 될 것 같다. 성창경 국장은 이 시를 좋아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인간의 감성이 매말라 가는 시대, 말과 글이 독해지는 이즈음 세태에 윤동주의 시는 더욱 빛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가을, 별, 시, 어머니, 경, 옥 등과 별빛 내린 언덕, 밤을 새워 우는 벌레, 무덤 위 잔디...이런 시어들이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 속으로 끌고 가고 그 때 품었던 꿈과 희망, 어머니로 대변되는 아프고 서러운 시대에 대한 그리움과 회상이 뒤섞여 이 시에 대한 감성은 각별하다고 한다.

울산을 참으로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자랑하고 다닌다는 그는 울산의 홍보대사가 되었단다. 울산발령을 받았을 때 가졌던 싫은 감정이 미안해서,,,울산에 처음 내려온 작년 8월 10일, 2개월 지나지 않아 울산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소년처럼 겸연쩍어 하며 심경을 고백한다. 30분 이내면  강 바다 산 들판, 고도까지 갈 수 있는 곳, 강이 도심을 관통하는 아름다운 도시가 울산이라고 감탄한다. 

그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했다. 신학을 공부하고 연구해 보고 싶어,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열심히 신학공부도 한 신앙인이다. 조금은 드라이하고 날카로운 언론인이라는 이미지하고는 판이해서 놀랍다고 했더니 자신을 ‘정서가 풍부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울산 도서관 두 군데 회원증을 가지고 2주에 걸쳐 5권의 책을 빌려보는 지성과 철학을 겸비한 현세의 로맨티스트이다.

그는 1987년 Kbs 기자로 시작해 경제부 차장, 라디오 뉴스부장, 디지털 뉴스국장, 방송문화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울산 Kbs 사령탑인 국장을 맡고 있다. “울산Kbs 는 울산시민들의 방송입니다. 울산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울산시민들의 사랑을 부탁합니다”라는 말로 시와의 만남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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